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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분석] 프리미엄 대형 세단,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하자!
2020.04.09 | 조회수 981


“우리 잠시 흥분을 가라앉힙시다.”

제네시스 3세대 G80가 모습을 드러냈다. 기존 제네시스 브랜드에 반감을 드러냈던 네티즌을 ‘아군’으로 돌릴 만큼, 매혹적인 안팎 디자인을 뽐낸다. 그러나 진입문턱이 다소 올라갔다. 5,20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가격은 옵션 조금 더하면 6천만~7천만 원대로 금세 솟구친다.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비슷한 금액으로 살 수 있는 선택지가 다양하니까.

글 강준기 기자
사진 각 제조사
디자인 신지우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 등 독일 3사의 ‘4번 타자’뿐 아니라, 살뜰한 연료효율 앞세운 렉서스 ES도 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가장 치열한 맞수로 꼽는 볼보자동차를 링 위에 올렸다. 지난 시간에 GV80과 XC90를 비교‧분석했다면, 이번엔 G80와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90를 낱낱이 파헤쳤다. 어떤 차를 사야할까?

①‘체격’ 비교





두 맞수는 E-세그먼트에 속하는 대형 세단이다. 그러나 골격 차이는 제법 눈에 띈다. 가령, 차체 길이는 G80가 4,995㎜로 S90보다 30㎜ 길며 너비도 45㎜ 크다. 언뜻 S90의 체구가 작아 보이지만, 독일산 라이벌과 비교하면 우월하다. E-클래스(4,925㎜), 5시리즈(4,935㎜), A6(4,950㎜)보다 길며, 휠베이스는 A6보다 17㎜, E클래스보다 1㎜ 더 크다.



수치를 떠나 두 차의 표정은 사뭇 다르다. G80가 거대한 콧날과 두 줄 눈매로 시선을 묶는다면, S90은 특정 부위를 뾰족이 앞세우기보다 ‘균형감’을 챙겼다. 단정한 수트 입은 신사처럼, 직선을 위주로 담백하게 빚었다. 의외인 건 ‘옆태’다. 볼보는 모듈형 SPA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앞바퀴 굴림(FF) 구조에도 불구하고 후륜구동에 가까운 늘씬한 비율을 뽑아냈다.

②파워트레인 비교




다음은 파워트레인 비교. 모두 직렬 4기통 2L급 가솔린 터보, 18인치 휠, 이륜구동 사양으로 맞췄다. S90를 포함한 대부분의 수입 프리미엄 E-세그먼트 세단은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앞세운다. 그러나 G80는 후발주자답게 폐활량을 키워 틈새를 노린다. 볼보보다 50마력 더 강력하다. 하지만 최고출력 뽑는 회전수가 높고, 토크밴드는 S90쪽이 더 ‘광대역’이다.



연료효율 차이도 눈에 띈다. 복합‧도심‧고속 연비 모두 S90가 조금씩 앞선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단 2g 차이. 수치가 말하듯,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장’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정보제공이 미흡하다. 제네시스 공식 미디어 사이트에도 신형 G80의 제원을 업데이트하지 않았다. 0→100㎞/h 가속, 최고속도, 공기저항계수 등을 확인할 수 없어 아쉽다.



반면 S90는 꽤 구체적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8초. 길이 5m를 넘보는 대형 세단치고 기대 이상 호쾌한 성능을 뽐낸다. 이 급에서 발진가속 성능이 전부는 아니지만, 파워트레인의 잠재능력 살필 척도로 참고할 만하다. 또한, S90의 공기저항계수는 Cd 0.26으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Cd 0.27)보다도 칼끝이 날카롭다.

③“19개 vs 18개”

프리미엄 대형 세단의 가치, 꼭 디자인과 주행 성능에서만 찾으라는 법은 없다. 차 안에서 음악을 즐겨 듣는다면, 두 맞수의 오디오 품질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일부 유럽 프리미엄 제조사는 이 부분에서 ‘원가절감’을 즐겨 한다. 반면, 볼보와 제네시스는 각각 바워스&윌킨스, 렉시콘 브랜드를 앞세워 콘서트홀 못지않은 근사한 음악 감상 공간을 제공한다.



먼저 G80의 실내엔 9개 스피커가 기본 사양으로 들어간다. 140만 원을 더하면 총 18개 스피커로 이룬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을 즐길 수 있다. 이른바 ‘퀀텀로직 서라운드’ 기술이 스며, 입체감 있는 음악을 듣기에 제격이다. 관객 모드, 무대 모드 등 다양한 음장기술을 갖췄으며, 2개의 고출력 서브우퍼 덕분에 ‘둥둥’거리는 젊은 세대 음악을 훌륭히 소화한다.



S90의 실내엔 영국 바워스&윌킨스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녹아있다. 스피커 개수는 19개로 하나 더 많다. 사운드 디자이너가 참여해 볼보의 고향인 스웨덴 예테보리 콘서트홀의 음향 기술을 그대로 재현했다. 개인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S90은 힙합보다 청아한 어쿠스틱이나 클래식 음악에 잘 어울린다. 인위적 느낌 없는 쨍쨍한 고음 표현력이 압권이다.

④2열 거주공간은 누가 우월할까?



볼보는 실내 모든 부위의 수치를 ㎜ 단위로 제공할 만큼 솔직하다. 대형 세단 구입을 염두에 둔 소비자는 쾌적한 2열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S90의 무릎공간은 911㎜이며, 머리공간은 선루프 있는 모델이 960㎜, 선루프 없는 사양이 961㎜다. 또한, 앞좌석 등받이부터 트렁크 끝까지 거리는 1,978㎜로 건장한 남자 성인 2명이 누워도 충분한 공간을 지녔다.

반면 제네시스 미디어 사이트에선 2세대 G80의 수치만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아직 해외출시 전이라는 핑계를 댈 순 있지만, 엄연히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자동차 전문 기자들은 해당 차급을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에게 좀 더 세세한 정보 제공을 원한다. 경쟁사 못지않은 꼼꼼한 자료보강이 절실하다. 참고로 2세대 G80의 무릎공간은 889㎜, 머리공간은 970㎜다.

⑤충돌안전성은 누가 뛰어날까?



우리가족 파트너가 되기 위해선 ‘골격의 튼튼함’도 따져야 한다. 아직 제네시스 G80은 유로NCAP이나 IIHS(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 테스트 결과가 없다. 따라서 S90과 직접적인 비교는 무리다. 참고로 지난달 IIHS가 발표한 ‘2020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 라지 럭셔리카 부문에 G70, G80(2세대), G90 등 제네시스 모든 세단 라인업이 수상했다. ‘국산차는 튼튼하지 않다’는 편견을 뒤엎기에 충분한, 값진 테스트 결과였다.



S90은 헤드램프를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Good 등급을 받았다. 차 앞 25%만 충돌시키는 ‘스몰-오버랩’ 테스트 역시 G 등급. 탑승자 머리, 목, 가슴, 다리 등 모든 부위가 ‘초록세상’이다. 또한, 지붕을 버틸 수 있는 최대 힘은 21,877lbs(약 9,923㎏)에 달한다. 참고로 지붕에 컨테이너 박스 얹어 남다른 강성을 뽐낸 쉐보레 말리부가 16,665lbs(약 7,559㎏) 수준이다. 볼보의 남다른 차체 강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⑥가격 비교



서두에 언급했듯, 신형 G80은 진입장벽이 이전보다 높다. 4천만 원 중‧후반 대부터 시작했던 2세대와 사뭇 다르다. 2.5 터보 모델에 넣을 수 있는 모든 옵션을 곁들이면 7,222만 원까지 치솟는다. 이 경우, S90 최고사양인 인스크립션 모델보다 630만 원 이상 비싸다. 아무리 플랫폼‧파워트레인‧디자인까지 모두 바꿨다지만, 그 몫을 왜 소비자가 짊어져야할까?

혼자 또는 부부가 타는 용도라면, 굳이 E-세그먼트에서 고민할 필요 없다. ‘동생’ S60은 4,760만~5,360만 원으로 더 합리적인 가격에 거머쥘 수 있다. 길이 5m를 넘보는 대형 세단으로 도심을 누비는 게 부담스러운 소비자도 분명 있다. 따라서 기존에 국산 중형 또는 준대형 차를 타다가 수입차 구입을 생각하고 있다면, S60도 괜찮은 선택지 중 하나다.



보증기간은 어떨까? 사실 수입차 타며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유지‧보수비용이다. 그러나 볼보는 유럽 프리미엄 제조사 중 최장기간을 앞세운다. 대부분의 수입 브랜드는 3~4년의 보증기간을 제공하지만, 볼보는 5년/10만 ㎞에 달할 만큼 넉넉하다(선도래 기준). 제네시스 역시 5년/10만 ㎞로 같다. 즉, 신차 사서 5년 동안은 큰 지출 없이 유지할 수 있다.

6가지 항목으로 살펴본 볼보 S90과 제네시스 G80. 오늘 비교의 목적은 어느 한 차를 띄우거나 깎아내리기 위함이 아니다. 그러나 ‘역대 최고 사전계약 갱신’, ‘역대급 디자인’ 등 달콤한 분위기에 휩쓸릴 필요 없다. 또한, 풍성한 프로모션 앞세운 독일 브랜드만 좇을 필요도 없다. 우리 가족 ‘새 파트너’를 고르는 일이기에, 냉정한 입장에서 비교해보면 어떨까?

출처: [다음자동차 뉴스] 깊이 있는 자동차 뉴스, 로드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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